
오늘은 제대로 대차게 늦잠을 잤다.
어제, 블로그에 테드 창의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 독후감을 올리다가 시간이 자정을 넘겼다. 너무 졸린데 기어이 버티고 마무리를 한 뒤 자려했으나., 이런 머리가 지끈거리도록 피곤한데 잠이 올 것 같지가 않다. 샤워를 하면 좀 나아질까?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눈은 이미 감긴 상태. 남편이 계속 말을 건다. 남편이 이것저것 말을 건다. 제발... 나 지금 너무 피곤해... 그렇게 불을 끄고 누워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잠에 빠져들지 못하고 말았다. 두 눈을 감고 힘을 빼고 요가의 '사바사나' 자세를 취한다. 복식 호흡을 하면서 '편안하다... 잠을 잔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두통도 호흡으로 내보내 본다. 결국 알람 시계가 두 시를 반짝일 때 즈음에 돼서야 잠이 들었다.
6시가 되기 전인 5시 50분에 눈이 떠졌다. 무거운 머리, 그래도 일단 일어나 본다. 바짝 마른 두 눈에 아이드랍을 떨어뜨려 눈에 기름칠을 한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 손을 닦고, 눈을 비빈다. 순간 고민한다. '이대로 그냥 오늘 밀어붙여보자. 이 닦고, 차 마시고 , 커피 마시고..' 머리가 계속 무겁다. 이대로 하루를 시작한다면 하루 종일 이 무거운 머리를 이고 있어야겠지. 나는 다시 침대로 돌아가 누웠다. 그리고 푹- 잤다. 8시에 한 번 깨고 다시 누워 9시에 깨고, 아직도 두통이 가시지 않아 다시 눈을 감고 뜨니 10시다. 엄청 개운하게 기지개를 켜며 일어난다.
요란한 기지개 소리에 건너 편 집무실에서 일하던 남편이 웃으며 들어온다. " Good morning, did you sleep well?" 지금 열 시다. 말해 뭐해. 너무 개운해서 당황스럽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에 어느정도 길들여졌다고 생각했는데, 자만이었나? 사실 아침 일찍 일어나기만 했을 뿐, 할 일이 많다거나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오히려 새로운 일을 벌이고 있는 중인데, 갑자기 벌려놓은 일, 벌려 놓을 일들을 어떻게 잘 정리해서 진행해야 할지 감이 안 선다. 이런...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것이라면, 익숙해 질 때까지 계속하면 되지. 원래 뭐든 될 때까지 하면 되는 거니까.
오늘 푹 쉬었으니, 내일부터 다시 아침 * 영광 이다.
뛰다가 넘어졌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넘어진 김에 쉬고, 운동화 끈 단단히 매고 다시 뛰면 된다.
나는 내가 뛰고 싶은 만큼 뛸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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