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빵을 먹고 밥을 하고 ...6 7월을 마무리하며... 쿼런틴이 시작되자 한 친구의 페이북에는 2020년 새해 다짐 리스트 사진이 올라왔다. 그 사진에는 새해 하고 싶은 것들 이를테면, 해외여행 , 새로 도전할 운동 종목, 등이 1.2.3.. 이런 등번호와 함께 적혀있었다. 그리고 사진 밑 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2020 New Year's Resolution !! Shoot....... Nevermind! 그렇다. 부푼 꿈도 계획도 일단 .. 올 스톱..! 나 역시 한창 맛들이기 시작한 필라테스도 봄에 둘러보겠다던 유럽의 마켓들도 여름에는 한국에 들어와서 이런저런 일을 벌여보겠다는 것도 모두 모래 위 신기루처럼 크게 두둥실 떠올랐다가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내실을 기하는 몸짱이 되보겠다던 계획은 집 안에 갇힌 살찐 가필드로, 올해 예정된 마켓들은 2월이.. 2020. 8. 1. 할 수 있어 ! 아침에 일어나서는 심박수가 빨라지는 운동보다는 정신을 차리기 위한 운동을 하는 편이다. 몸도 예전 같지 않아서 괜히 막 움직였다가 '앗싸~ 호랑나비~!' 하게 될 일이 없으리란 법이 없지 않은가. 아침에 일어나서는 주로 아주 단순한 동작으로 후다닥 하는 편이다. 그리고 따듯한 음료와 커피로 정신을 차리는 운동에 집중한다. 요즘은 바닥에 폼롤러를 대고 누워서 등판 구석구석을 밀대로 칼국수 반죽 밀듯이 밀어대는 걸 주로 한다. 시원~허니 '어구구구'가 절로 나온다. 눈도 번쩍 뜨이고! 그렇게 아침 루틴이 끝나고 될 수 있으면 첫 끼니를 하기 전에 유산소 운동을 한 판 하려고 한다. 나름의 공복에 운동이란 걸 해보려는 속셈이다. 공복에는 뭘 하든 금방 힘이 딸린다. 공부든, 운동이든, 심지어 너무 배고프면 잠.. 2020. 7. 19. 카톡방 가만 생각해보니 인터넷이 나온지도 꽤 되었다.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 그때는 작고 네모난 플로피 디스크에 워드파일, 사진, 전공수업 자료들을 담아서 학교 전산실이나 피씨방에서 과제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니까 영화 이 나오던 때였고, 하이텔 동호회에서 만나 홍대 락밴드가 결성되고 그러던 시절. 인터넷 세상에서 즐길 줄 아는 자와 아직은 살아있는 , 리얼한, 역동적인 아날로그 세상에서 잘 노는 사람들이 공존하던 시기였다. 그러니까 인터넷 메일 주소 없어도 어디가서 이상한 사람 취급 안 받는 그런 시대였다. 삐삐와 PCS의 시절 말이다. 그때 아이러브스쿨이 유행해서 이핑계 저핑계로 오래전 학교 친구들이 다시 모이는 일들이 많았다. 나보다 살짝 연배가 더 있으신 분들은 아이러브스쿨에서 첫사랑을 다시 만.. 2020. 7. 11. 그래,다행이야. 다들 미치진 않았어. 우리 동네에 첫 코로나 확진자는 집 근처 UCI에 다니는 중국 유학생의 학부모라고 전해 들었다. 그분은 우한에서 입국했다고 했다. 그때가 2월 말인가 3월 초였던 것 같다. 그 첫 확진자가 나오고 얼마 후에 미국은 팬데믹을 선포하고 전국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대학원 시절 교회 후배가 뉴욕에서 레지던트 마지막을 보내고있었다. 모두가 힘들던 시절 교회 청년부 회장으로 헌신하던 나도 꽤나 아끼던 후배였다. 미국에서 의대 가기가 쉽지 않은 때에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어렵게 들어간 레지던트 생활, 그 끝을 6개월 앞두고 코로나가 들이닥쳤다. 후배가 있던 뉴욕의 St.John Episcopal Hospital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 당시에는 의료진들에게도 마스크가 충분하게 공급되지 않아 애를 먹던 시.. 2020. 7. 9. 코로나 이후의 삶 - 병문안의 어려움 , 혼자일 수 없는 어려움 코비드로 세상이 말그대로 옴싹달싹 못하게 된지 반 년이 지나간다. 그리고 이렇게 부자연스러운 생활을 뉴 노멀 이라며 이제 앞으로 계속 이렇게 살아야한다고들 이야기하고있다. 믿고싶지 않은 이야기지만, 이미 세상은 믿고싶지 않은 쪽을 향해 변해온건지도 모른다. 얼마전까지만해도 나는 내가 코비드가 불러온 집콕 문화에 뜻밖의 적응력을 보이는 나 자신에게 무척 놀랐다. 그 누가 찾지 않아도 어딘가로 무언가 찾으러 다녀야만 직성이 풀리는 내가 코비드 이후로 집에서 한 발자국도 안 나가도 잘 놀고 지내는 경지에 이르렀다니. 심지어 그 코딱지만한 흙바닥에 파를 심고, 상추와 각종 허브, 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모히또에 넣을 각종 민트들, 연어 구워먹을 때 쓸 딜, 바질, 고수 등을 야무지게 심어놓질 않나.. 심지어 집 .. 2020. 7. 7. 블로그를 하다가 문득 든 생각. " 나 어디로 가고있니?" 6월부터 열심히 블로그를 하고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 어디로 가고있니?" 그러니까 그런 생각이 번쩍 든 것은 ... 사실은 어제였다. 여기에 블로그를 다 쓰고 난 후였다. 캘리에 와서 적응을 하기가 참 힘들었다. 미국 생활이 처음도 아닌데, 몸도 마음도 환경도 낯설고 힘들었다. '내가 여기 왜있나...' 이런 생각이 매일 수시로 들었다. 한국에 있는 친구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대학입학을 시작으로 고향을 떠나서 살게되었는데, 단 하루도 정착했다는 마음을 가져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시간이 흘러 그 친구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뒤 그러고도 한참 후에 경기도에 집을 마련했다. 친구는 내 집이 아니라 은행집이야. 라고 말은 했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야. 은행이 집에 와서 같이 사는 것도.. 2020. 7.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