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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집고치기 프로젝트

홈 레노베이션 : Ep.1 주방 -Kitchen renovation # 1

by Lucky Unicorn 2020. 7. 4.

    미국에서 주방과 화장실의 상태가 집 가격을 제대로 받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큰 요소 중 하나이다. 주방과 화장실, 욕실을 고치려면 금전적인 부담만이 아니라 공사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부동산 아주머니가 그 두 가지가 집 값을 더 받거나 깍는데 가장 큰 요인이라고 알려줘서 그렇게 알고있다. 그리고 집을 알아본다고 하니, 모두들 주방과 욕실에 대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치 않다며 자꾸 물으셔서 그냥 나도 그게 되게 중요한갑다. 하고 알고있다. 막상 살면서 보니,  많은 분들이 이사를 꼭 가지 않더라고 주방만 고치거나 욕실만 손보는 작업들도 많이 하기 때문에 집의 공사를 하나씩 나눠서 포스팅하고자 한다.

기존 주방 캐비넷을 모두 철거한 모습 

 

  일단 기존 주방에서 하나도 남기지 않고 싹 고치고 싶다면,  너무도 당연한 소리겠지만, 기존 것들을 모두 철거해야만 한다. 그래, 신난다. "싹-다 고칠꺼예요."  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컨트랙터 아저씨는 재빠르게 때려부수기를 시작한다. 자, 그렇게 되면 위의 사진과 비슷한 모습이 될꺼다. 누가 어떤 집을 부수든간에. 그리고  저 모습을 보고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아뿔싸..!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그렇다. 나는 잠시 제 정신이 아니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누가 되었든지간에 이미 늦었다. 당신의 얼굴은 이 글자처럼 파랗게 질렸을테고, 이제는 내가 무얼 준비해야하는지를 고민하는것이 더 현명한 처세가 되겠다. 근데 현명한 짓을 하기에는 누가 되었든지간에 이미 늦었ㄷㅋㅋㅋㅋ.

이렇게 남의 집 부엌을 바라볼 수 밖에...아... 

    이렇게 된 상태에서 당장 급한 것은 어떤 스타일의 캐비넷을 어떻게 이 공간에 채워놓을 것인가? 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나는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내가 어떤 주방을 원하는지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그냥 '예쁜 주방?' 이 내가 바라는 바였다. 사실 나는 컨트랙터를 고용하면 공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내가 무엇이 필요한지 먼저 알려주고, 내가 원하는 바를 말 해주면 조율해나가면서 집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큰 착각이었다. 그러나 이제와서 무얼 어쩌기는 늦었다. 내가 호랑이 굴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일단 집을 그냥 구멍만 덩그런 굴로 만들어 놓은 것은 맞으니까... 정신을 차리자. 혼자서 이리저리 어찌 구상을 해보는데.., 그냥 간단하게 망했다. ㅋ

컨트랙터 아자씨...도와주세요....!! 라고 말하니, 그제서야, 이런걸 해주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있다고. 의뢰비가 비싼거 아니냐고 물으니, 그렇지 않다고 하신다. 정말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다. 그러나..., 비싸지 않아서 그랬던 것일까? 캐비넷 다 주문하고 설치 후에, 디자인시 계산 착오로 못쓰는 서랍 두 개가 나왔다. 이미 설치가 다 끝났는데,....이걸 물어내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게까지 진상을 떨고싶지 않았다. 사실 에너지 완전 고갈 상태여서 그냥 "후우- 이거 어쩌죠?" 라고 묻는 수 밖에. 돌아온 대답은 "어쩔 수 없죠."  ...하하하하....결국 몇 달 뒤에 내가 머리를 쥐어짜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나름의 대책을 강구했다. 이게 대책인지 궁여지책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 여기서 잠깐, 퀴이즈~! 유 퀴즈?? 

사진을 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한 번 맞혀보세요! 맞히신 분께 그 자리에서 뱅만원을 드릴 수 있을만큼 제가 부자가 되었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흐흑....

자, 과연 여기에 무슨 큰 문제가 숨어있을까요??

사진 왼쪽 서랍장 손잡이가 잘못 달렸다구요?? 하하하하하!!! 

 

 

 

 

때앵~!!!! 아뉩니다! 

그렇다면 뱅만원은 원래 어디 꿔다 드릴 수도 없지만, 어쨌든간에 있지도 않은 상품은 물건너 갔습니다. 그럼,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여기서 힌트!! 거의 정답같은 힌트가 나갑니다

 

자, 이제 문제가 무엇인지 감이 잡히시나요??

 

  자ㅡ, 캐비넷을 설치하고 손잡이(knob)를 달 때서야 발견한 문제였습니다. 세상 퐝당한 ..내가 왜때문에 돈주고 디자이너를 고용한 걸까??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는 그냥 한 글자 차이였습니다. 앞에  非가 붙냐 안붙냐의 차이. 움하하하하핳

왼쪽 서랍장의 손잡이 위치는 제가 머리를 쥐어짜낸 결과입니다. 

  결국 디자인한 당사자도 나몰라라하고, 설치, 감수하신 컨트랙터 아저씨도 별 수 없다며 포기한 서랍장을 그래도 어케 사용해 보겠다며 살려낸 아이디어가 저렇게 손잡이를 다는 방법이였던 것입니다..엉엉엉..

참..어느날 갑자기 떠올라서, 나 혼자 엄청 감격하며 "유레카!!!" 를 외쳤던 그 순간도 지나고보니 다 추억이네요..이런...

 

그래도 뭐...디자이너를 고용하면 이렇게 멋진 캐드 그림도 받아보게되고 그래서 공사중에 괜히 들뜨고 신나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비록 서랍장은 엉망이 될 수 도 있지만 말이다. 

어나더 주방 샘플.. 

 

원래 주방의 모습. 저 캐비넷이 올드해보이긴 하지만, 사실 진짜 나무로 짜여진 좋은 것이었다. 그래도 카운터탑 타일은 너무혔다. 

   참, 중요한 것은 집의 설계상 수전, 배수, 배관, 가스레인지와 오븐의 위치, 환풍기의 위치는 쉽게 바꿀수가 없다것.  이 모습을 보고 집을 구입했는데, 냉장고가 툭 튀어나온 것이 미관상의 이유를 떠나서 아일랜드와 거리가 너무 좁아서 이때 냉장고를 매립형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사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후에 디자이너의 추천으로 서랍형 전자레인지를 구입했는데, 사용해보니 정말 비추다. 일단 서랍형 전자렌지는 1, 가격이 비싸고, 2 청소가 용이하지 않다. 3. 게다가 서랍형으로 열리기 때문에 위치가 허리 아래쪽에 설치가 되는데, 이는 엄청난 전자파를 복부로 맞이하게되는 위치가 된다. 우리 집에선 전자레인지를 돌릴 때, < START > 버튼을 누르고 거실로 잽씨 뛰어나와있다가 땡! 소리가 나면 다시 주방으로 간다. 또 하나 덧붙이면, 미국 집에는 더블 오븐, 큰 오븐 두 대가 기본 아이템처럼 되어있다. 혼자 사는 사람을 위한 아파트나 작은 공간이 아닌 다음에야 오븐이 두 대다. 손님을 초대할 경우 오븐 하나가지고는 요리를 제대로 준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나라면 청 요리집에 요리 두어개에 짜장, 짬뽕을 골고루 시키면 끝날 일이겠지만. 어쨌든 먼 훗날, 이 집을 팔게 될 때에 바이어가 내가 동네에 친구도 없는 왕따인걸 눈치 챌까 두려워 오븐을 크고 좋은 걸로다가 들여 놓았다. 그러나 몇년 후 코비드-19. 팬데믹이 왔다. 이제 집에서 하는 희희낙낙 홈파티는 미국 문화에서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주로 공원에 띄엄띄엄 떨어져서 피크닉을 즐기거나, 뒷 마당에서 바베큐 그릴을 구우며, 집 밖에서 밥을 먹고 대화를 하는 것으로 벌써 바뀌고들 있으니까. 그리고 일단, 소셜을 하는 걸 매우 꺼리고있다.  앞으로 어찌 될 지는 두고봐야겠지만서도.

 

디자이너가 보내준 또 하나의 샘플 

  어쨌든 저쨌든 , 나는 디자이너의 도움으로 부억을 부억답게 보이도록 모양을 만들 수 있었다.  디자이너가 보내준 샘플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것을 고르고 그 외로 보완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말하면 그것이 반영되어 짜잔~하고 캐드 그림 파일로 나타났다. 어떤 스타일로 할지도 디자이너의 조언을 많이 참고했다. 어차피 집이 클래식한 구석이 많아서, 손잡이 없는 깔끔한 한샘ik 스타일의 현대적 모던한 스타일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다 깨부순거 그냥 내가 좋아하는대로 함 해보자. 에라~모르겠다, 그냥 미국집스럽게 해보지 뭐! 라며 밀고 나갔다. 요즘 대세인 미니멀리즘과 딱 반대로 하고싶었다. 이노무 청개구리 심보. 많지도 않은 예산으로 최대한 글래머러스하게 가자고 마음먹었더니만, 일단 스타일은 맘에 든다. 휴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후회하는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천정과 상부장 사이의 갭을 매꿔준 보드를 없애버린 것이다. 그게 뭔고하니, 요 밑에 요거다.

천정과 캐비넷 사이의 공간을 메꿔주는 것, 이걸..부쉈다, 괜히. 

  이 보더라인을 부수면, 캐비넷 디자인에 더 자유롭다고 하시길래, 자유는 좋은거니까 자유롭게 부수자고 했다. 결과적으로는 필요이상으로 크고 많은 상부장 설치가 들어가서 가격이 너무 많이 들었다. 게다가 위가 자유로워봤자, 상부장 일단을 주로 쓰지 2단까지는 잘 쓰지도 않게 되더라. 이건 수납 공간이 많은 것이 아니라 안쓰는 공간이 너무 많은 디자인이되어버렸다. 벽에 공간도 없이 캐비넷이 빡빡하게 들어서서 그림 하나 걸 곳이 없다. 상부장의 자유에 너무 심취하신 나머지 하부 서랍장은 에러가 났다. 

두번째는 최소한 한쪽 면 정도는 상부장을 아예 없애도 되었다는 것을 몰랐다. 그래도 되는 줄 알았더라면 절대절대절대 캐비넷으로 주방을 장악하지는 않았을텐데 말이다. 돈도 돈이고 미적으로도 내가 좋아하는 여유가 없다. 왠즈이 자유도 없어보인다. 흑.

 또 그렇다고 아쉬운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디자이너분과 함께 작업해서 좋은 점은,내 주방에 쓸 캐비넷 샘플을 가지고계서서, 그걸 들고 직접 돌에 대어보고 비교하며 상상(?) 할 수 있어서 많이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 혼자 준비할 때처럼 외롭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이거 너무 중요하다.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여기저기 다 대어보니 금방 알 수 있었다. 이건  아니구나..

아..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그냥 복기하는 것만도 이렇게 힘이 들줄이야....

그럼 다음 2편은 조금 쉬었다 돌아와서 이어가야겠다..지금..여기 시간...새벽 1시가 넘었....으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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