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열심히 블로그를 하고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 어디로 가고있니?" 그러니까 그런 생각이 번쩍 든 것은 ... 사실은 어제였다. 여기에 블로그를 다 쓰고 난 후였다.
캘리에 와서 적응을 하기가 참 힘들었다. 미국 생활이 처음도 아닌데, 몸도 마음도 환경도 낯설고 힘들었다. '내가 여기 왜있나...' 이런 생각이 매일 수시로 들었다. 한국에 있는 친구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대학입학을 시작으로 고향을 떠나서 살게되었는데, 단 하루도 정착했다는 마음을 가져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시간이 흘러 그 친구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뒤 그러고도 한참 후에 경기도에 집을 마련했다. 친구는 내 집이 아니라 은행집이야. 라고 말은 했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야. 은행이 집에 와서 같이 사는 것도 아닌데...라고 말하며 축하해줬다. 사실 축하라는 말보다 그 친구가 참 대견스러웠다. 친구는 집을 사서 뭐 좋아지거나 달라진 건 하나도 없는데 딱 하나, 이제 마음이 정착되었다고. 다달이 돈에 쪼달리는건 집을 사기 전이나 후나 다를게 없지만 희안하게 내 집이라는 것이 자신을 이곳에 정착시켜주더라는 말을 했다. 문득 그 말이 떠올랐다. 이곳에 홀로 떨어져지내던 어느 힘든 날에 말이다. '렌트살이를 그만두면 나도 이 떠돌이같은 마음이 좀 나아질까?' 그리고 미친듯이 집을 알아보았다.
아무리 뒤져보고 둘러보아도 마음에 드는 집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 이곳엔 정말 마음 둘 곳이 없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점점 정이 떨어졌다. 정말 다 싫어. 싫어, 싫어. 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니 어느 날 나는 내가 나도 싫어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한국으로 들어갔다.
잠시 떠났다고 생각했는데, 그 곳에 나의 공백은 금새 채워져있었다. 그래서 더 불안해졌고, 두려워졌다. 내가 없어진 느낌이 들었다. 나는 이렇게 여기 있는데..., 나는 사라지고있었구나. 갈 길을 잃은 정도가 아니라 존재를 잃은 상실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다시 나는 나를 찾기로 했다. 이전과 다른 모습이 될지라도 그 보다 더 못한 모습이 된다 할 지라도 어쩔 수 없다. 겨우 거기서 끝낼 수는 없지않은가. 스스로에게 묻고 다짐하며 혼자 그렇게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다.
참 동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어제 글을 올려야해서 글을 썼다. 쓰고나니, 내가 이걸 왜 이렇게 쓰고있지? 누군가가 읽을 것을 알고 쓰는 글이라지만, 우선 내가 좀 즐거워야하지 않을까? 참 드럽게 재미없게도 썼다. .. 그리고 든 생각 ' 나 지금 어디로 가고있니?'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부화뇌동하는 내 모습이 우습다. 이러지 말아야지. 딴 짓하지 않고 길을 가야지. 하고 마음먹어도 옆길로 새고 돌아가고 엉뚱한 데로 가고 그러는 건 어릴 때나 커서나 나이가 들어서나 다 똑같은 것 같다. 으이구....
* 그도안 지리멸렬한 글을 이 곳에 쓴 것을 반성하면서.... 이 반성문을 남긴다. 또 그러게 되거든, 이거 읽고 반성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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